본문 바로가기

Community Start/S

내 이름은 S. ... S.

그 무엇도 보이지 않고
그 어떤 것도 들리지 않는다.

아직 내 길의 끝이 보인 것이 아닐 텐데도
어찌 이리 어둡기만 한 것일까.

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
나는 이 나락에서도 빛을 보길 바랐다.

















청소년 국가대표, 장곡 안.
성은 장곡, 이름은 안.

1월 달의 탄생석인 가넷의 의미는 진실.
나는 그 의미를 나타내듯, 진실된 사람으로 태어났다.


그런 내가 겪어온 이 세상은 진실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. 어떤 인물은 선의의 거짓말을 원하고 어떤 인물은 악한 거짓말 또한 원한다. 나는 그런 세상 속에서 덜 떨어진 진실된 사람이었다.

홀로 떨어져 버린 길에서 걸어가다 만난 아이가 바로' 배구'라는 이름을 가진 운동이었다. 어린 시절 때부터 같이 걸어온 그 아이는 오랜 시간 나에게 단 하나뿐인 친구였다. 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은 마음을 공유한 단 하나의 아이.

지내던 모든 이들과는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. 제 성격에 의한 사건사고들이 많았으며 그 또한 내가 진실된 사람이었기에 일어난 일들이었다. 하지만 나는 별로 신경은 쓰지 않았다. 나에게는 마음을 공유한 아이가 있었으니까.

중학생 나이를 거친 고등학생, 14살부터 19살의 짧지만 긴 세월 동안 나는 그 단 하나의 아이만을 바라봤다. 학교가 끝날 때쯤이면 매일 만나러 갔으며 날이 저물기 전, 저물고 나서 까지 제 몸에서 떼어내지 않은 채,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.

또한 이 아이와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, 왠지 자연스럽게 사람들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듯싶었다. 홀로 서서 걸어갔었더라면 섞이지 않았었을 그런 상황들에 제가 들어가 있었다. 모든 이들이 속설로 내뱉는다는 일생의 친구라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인 걸까? 이 세상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된 느낌이 가득해져 왔다.


아이의 덕분에 얻게 되었던 나의 작은 타이틀. [ 에이스 ]

냉정하고도 끝없는 집중력과 싸늘한 성격에서 오는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 때문인지, 아니면 내 단 하나뿐인 친구와 더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지. 이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으며 실패 또한 용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지내왔기에 얻은 나의 단 하나의 타이틀이었다.

또한, 그런 타이틀을 얻은 후의 전진되어 가는 나의 몸가짐 덕분인지. 단 하나뿐인 친구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만들어졌다.

그것이 바로 [ 청소년 국가대표 ] 라는 길이었다.

그렇게 빛을 하염없이 바라만 봤을 때였다.
분명 내 앞의 길은 환한 빛으로 가득했어야 했다. 단 하나의 계단만을 건넜으면 나는 내 마음을 공유했던 나의 아이와 평생까지도 함께 할 수 있었다.
하지만, 그것이 제 진실이 아니라는 것처럼 하나의 사건이 터져버렸다.


[ 오른쪽 팔 하박 부근의 영구 부상 ]

한 계단만 더 건넜으면 좋았을 텐데.
한쪽 팔의 하박 부근은 재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으며 이후의 생활에도 지장이 생겨왔다. 날개를 잃어버린 새는 땅으로 기어 다닐 뿐, 다시는 날아오를 수 없는 게 진실이었다. 그렇게 제게 다가왔었던 모든 상황들이 무너졌다.

제가 친우라 생각했으며, 단 하나의 동반자라고 생각했던 그 아이, 배구. 이 아이는 이런 결과가 진실이라며, 이런 말을 해주려고 내게 다가왔었던 것일까. 이 세계에서 덜떨어져버렸던 진실된 사람의 앞길이라며 알려주기 위해 다가와준 것일까.




빛으로만 가득했던 내 세상은 그대로 어둡고도 차디찬 나락으로 점점 떨어졌다. 손에 잡히는 그 무엇도 제 마음에 들어갈 수 없었고 들려오는 그 무엇들도, 제 눈앞에 보인 모든 것들도 어둡기만 할 뿐이었다. 배신을 당한 그 이후, 그때부터 정신없이 홀로 걸어왔다. 밝은 곳을 기피하고 찾지 않은 채 어둡기만 한 거리만 걸어 다녔다.

날이 지나갈수록 하나, 둘씩 이전의 나를 지우기 시작했다. 화장끼가 없던 나의 얼굴에는 덕지덕지 붙어버린 짙은 화장들이 자리 잡았으며 제 차갑기만 한 입꼬리를 숨기며 그와 함께 올리듯 새까만 립스틱으로 미소를 그려갔다.

또한 그 아이와 함께 했었던 그 끔찍한 이름을 점차 지워갔다. 그 이름을 다시는 제게 되돌려놓지 않았으면 했기에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며, 제 머리에서 지워지기를 바랐기에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. 그러다 지어진 이름이 S. secret. 나의 비밀은 내게 묻은 채로 잊히기를 바라며 새로운 이름을 제 부분인 마냥 내세웠다.

승자의 미소, 승리의 미소.
누군가가 말을 한다. 미소를 짓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냐며, 기뻐 보이지 않냐며. 오죽하면 들려오는 단어들도 있지 않냐며. 그들은 마치 행복함, 기쁨, 그 앞을 바라보는 빛나는 눈을 하고 있지 않냐며 말을 한다. 그런 미소 하나로 많은 빛을 불어오는 게 정말이라면.

나는 이 나락에서 또 한 번 제 자신의 빛을 보기 위해서.
어둡고 차디찬 이 나락에서 그 누구도 믿지 않고 그 어떤 배신에도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제 자신만 믿고 살아가리라. 얼굴을 가린 채, 그 어떤 것도 제 진실을 내보이지 않은 채로 살아가리라.

내 모든 행동은 거짓과 지어낸 것들이라도 그 거짓과 지어낸 것들로 인해 또 한 번 나는 나를 빛내리라.


1월 달의 탄생석의 의미는 진실.
뱀과 꽃의 문신의 의미는 승리.
매화꽃(문신)의 의미는 기품, 인내.

나는 진실된 사람이라는 걸 숨기며
그와 동시에 지어낸 승리 속에서
만들어낸 기품의 향으로 살아간다.



내 모든 것을 지우고 들어가 버린 어둡기만 한 나락. 이곳에서 나는 다시 인생의 빛을 찾아본다. 그 무엇도, 그 어떤 것도 믿지 않는다. 그들은 모두 의심스러울 뿐이니. 언젠간 저에게 또 커다란 배신감을 줄 뿐이니.

나는 나만을 믿으며 살아간다.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.
그렇기에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하게, 기쁘게. 웃어본다.
나 자신이 승자가 된 듯이 빛만을 바라본다.

끝없는 나락에서도, 하나의 빛이 되어보려 한다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오늘도 나는 행복함이 담긴 미소라는 가면을 얼굴에 올린다. 제 마음을 모두 숨긴 채로 거짓된 언행으로 모든 이를 대해 본다. 그것이 제 모습이라는 듯이, 속여본다.

나는 너희를 믿지 않는다.
나는 나만을 믿는다.

내 진실된 모습을 본 너희는 과연 어떤 행동을 보일까.


오랜시간이 지났어도 들려오는 내 이름은 이렇게나 끔찍하구나.


제발 잊어버리게 해줘


'Community Start > S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𝑰 𝒘𝒂𝒏𝒕 𝒕𝒐 𝒔𝒉𝒂𝒓𝒆 𝒂 𝒅𝒆𝒆𝒑 𝒇𝒂𝒕𝒆.  (0) 2024.03.22
Dead plum blossom.  (0) 2024.03.22
바보같은 나의 G. (역허갠)  (0) 2024.03.21
-  (0) 2024.03.21